4. 에게해 건축과 그리스 건축
1) 에게해 및 고대 그리스 건축
그리스 동남방 쪽과 소아시아(지금의 터키) 서쪽 사이의 에게해 건축은 전반기의 미노아 건축과 후반기의 미케네 건축으로 나뉩니다. 미노아 건축은 크레타섬을 중심으로 B.C. 2,000년 경부터 B.C. 1,400년경 사이에, 그리고 미케네 건축은 B.C. 1,500년부터 B.C. 1,200년 사이에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도시 미케네를 중심으로 부흥하였습니다.
에게해에 산재한 숱한 섬의 주민들은 일찍부터 지중해 동부의 여러 지방과 교류하며 선진문화를 받아들여 B.C. 3,500 ~ 3,000년경에는 이미 석기시대에서 금속기시대를 옮아가고 있었습니다. 전설적인 왕의 이름을 따라 명문된 미노스 문명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지역에서 강의 유역을 따라 문명이 발생하던 때와 거의 일치합니다. 이때는 각 도시국가들이 대립하고 있었으므로 성벽이 축조되엇고 중정식 궁전이나 집합주거의 건립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크노소스 궁전 ( B.C. 1,700 ~ B.C. 1,400)은 그 대표적 사례로서, 사방 약 122m의 정사각형 윤곽 속에 크기와 형태, 그리고 방위가 제각각인 수백개의 방들이 촘촘히 배열되어있는 미로와 같은 건축물입니다.
에게해의 섬들이 번영을 누리고 있을 때, 그리스반도에서는 미케네 문명의 전기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이 후 B.C. 1,400년경에 미케네인 크레타섬을 정복하여 에게해 문명이 중심은 그리스 본토로 옮겨지게 됩니다. 이 시기에 발전된 성채의 정면 출입구인 사자문(Lion Gate)과 왕궁의 공간구성 방식이었던 메가론은 이 후 출현하는 그리스 신전의 입면과 평면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미케네 문명은 B.C. 1,500년경 에 절정에 달했으나, 이 후, 초기 그리스 민족인 도리아인들이 민족적인 대 이동을 통해 꾸준히 발칸반도 남쪽으로 남하함으로써 붕괴되고 마침내 그리스 문화가 시작되었습니다.
2) 그리스건축
헬레니즘으로 일컬어지는 그리스 문화는 서양문화의 시작점입니다. 에게 문명의 뒤를 이은 그리스 문화는 오리엔트나 동양의 전제국가와는 전혀 다른, [폴리스Polis] 를 기반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이 폴리스에서 서양문화의 기초를 이루었던 자유로운 시민정신과 고전적 민주정치의 원리가 자라났습니다. 이 후 그리스 문화는 알렉산더의 대제국을 통하여 오리엔트에 전해져서 헬레니즘 문명을 낳았으며, 또 이 문명은 로마제국에 흡수되어서 더 포괄적인 세계문명으로 전개되어 나갔습니다. 건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그리스의 건축문화 및 이념은 서양건축사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이들은 로마인들과는 달리 건축의 내부공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들이 중요하게 여긴 것은 외부공간 요소로서 신전이었으며, 조화와 귱형, 그리고 강한 대칭성을 특징으로 하였습니다. 본질적으로 기둥과 보로 구성되는 가구식 구조인 그리스 신전건축은 외관을 규정하는 형이 있었고, 각 부재의 모양이나 상호간 크기의 비례 등에 대한 개략적인 표준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건축물의 모습이 건축가들에 의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경우는 없었고, 각 건축가들은 정해진 형식에 따르면서 그 형태나 비례가 보다 세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그리스건축은 표현의 종류가 한정된 대신에 그만큼 표현의 종류가 한정된 대신에 그만큼 표현의 깊이가 심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규준 형을 근세에 와서 오더라 부르게 되었는데, ① 도리아 오더(Doric Order), ② 이오니아 오더(Ionic Order), ③ 코린토스 오더(Korinthos Order)가 그것입니다.
① 도리아 오더는 이중 가장 오래되고 기본적인 것으로서, 목조건축에서 점차 진화한 것입니다. 3가지 오더 중 가장 간단하며, 남성적이고 중후한 느낌을 줍니다. 아크로폴리스에 위치한 파르테논 신전이 도리아식 오더에 의한 태표적인 건물입니다.
② 이오니아 오더는 도리아 오더 이후에 발달한 양식으로, 이오니아 지방에서 발생하여 그리스 본토보다는 소아시아 또는 주변 도서지방을 위주로 발달되었습니다. 기둥의 머리(주두)에 둥근 소용돌이 형태가 있는 것이 특징이며, 에렉테온 신전이 대표적인 건물입니다.
③ 코린토스 오더의 특생은 주두에 있는데, 주두의 아랫부분에 장식적 효과를 위해 아칸더스의 잎을 상하 두 줄로 배열했습니다. 그 상부에는 여러모양의 둥근 소용돌이 형태가 있는 방식으로, 후기 그리스 건축 및 로마시대에 일반화되었습니다.
고대 오리엔트 건축이 성채, 무덤, 왕궁, 신전, 탑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것에 비해 그리스 건축은 신전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신전은 당시에 가장 중요한 건축물이었을 뿐 아니라 정치 집회, 시민 활동, 축제, 법령 반포 등 주요 사회활동이 이루어지는 사회 전체의 중심체 역할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