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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

학문으로서 건축이란

by 려령 2023. 4. 3.

이번 글에서는 건축의 학문적 위치와 한국에서 건축의 학문적 분류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1. 건축의 학문적 위치

 

건축은 이론과 실무가 결합된 분야이며, 건축의 이론은 다시 미학/철학 등의 형이상학적 영역과 공학의 여러 분야에 속하는 형이하학적 영역을 통시에 포함하는 독특한 성격을 지니는 학문입니다.

이처럼 건축을 위해서는 예술/인문/사회/과학/공학/기술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대의 건축은 대표적인 융/복합적 학문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융합적 특성 때문에 건축의 학문적 정체성은 모호한 부분이 있으며,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근대사회 이전에는 지금과 같이 학문의 분화와 전문화가 이러이지지 않았으므로 건축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는 덜하였습니다. 하지만 계몽시대 이후, 예술과 과학이 서로 분리되어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면서 종전까지는 하나였던 건축도 엔지니어링과 분리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현재까지도 이어져서, 인문적/예술적 성격을 부각시키는 건축학과, 공학적/기술적 측면을 강조하는 건축공학의 두 영역은 때로는 조화되었다가 때로는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건축은 의/식/주라는 인간생활의 3대 욕구를 채워주는 기본적인 영역이지만, 오늘날 학문으로서 건축은 정체성이 불분명한 부분이 있으며, 국가에 따라서 학문적 분류가 모호한 특성을 지니기도 합니다.

 

 

 

2. 한국에서 건축의 학문적 분류

 

서양에서 건축은 디자인 이론에 근거한 실무적 학문으로서 발전해왔습니다.

그러나 일본을 통해 한국에 도입된 건축은 '서양식 건축의 건설기술'이란 성격이 강했습니다. 디자인의 원리보다는 서양건축의 구조와 재료, 시공법을 배우는 것이 건축의 주된 과제였고, 당시에 건축을 공부한 사람도 대부분 자신을 기술자로 여겼습니다.

이후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건축을 공학 또는 기술로 인식하여 왔으며 학문의 영역 또한 공학에 해당되어 일본과 마찬가지로 건축(공)학과는 대부분 공과대학에 속해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건축은, 별도의 건축대학이나 학부로 독립되어있으며 예술관련 학과들과 함께 운영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도 건축이라는 학문의 중심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건축의 자리매김이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2001년 이후에 이르러 당시의 WTO(세계무역기구)의 영향과 국제적 조류에 맞추어 국내의 많은 대학에서는 건축교육과정을 설계를 중심으로 하는 건축학과, 공학을 중심으로 하는 건축공학으로 구분하여 전문화된 교육을 본격적으로 실시하여 왔습니다. 이는 국내에서도 건축이 지닌 특성이 복합적이며, 단순히 공학이라는 하나의 틀 속에서 교육하고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건축 관련 학과의 명칭도, 건축학/건축공학/실내건축/건축설비/건축리모델링/건축소방설비 등으로 다양해졌습니다. 국내에서 건축과 직접 연계된 학문분야로서는 토목공학/도시공학/조경학/교통공학/환경공학과/기계공학과 외에도 가족주거학/응용미술학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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